詩다움

그물 [문태준]

초록여신 2008. 7. 30. 10:00

 

 

 

 

 

 

 

 

 

 

수풀을 지나간다

 

 

가을벌레들이 운다

 

 

몇 겹의 그물

 

 

완만하고 탄력이 있다

 

 

촘촘하다가 헐렁하다

 

 

발이 푹푹 빠지지는 않는다

 

 

내 심장보다는 크게 얽어놓아

 

 

멈추어 서게 한다

 

 

잠시 끌었다가 살짝 다시 놓아준다

 

 

당신과 내가

 

 

언제부터 이곳서 살았던가,

 

 

바람을 타고 날아 흩어지는

 

 

 

* 그늘의 발달 / 문학과지성사, 2008.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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