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그리운 내 8번 [김영승]

초록여신 2008. 7. 16. 16:30

 

 

 

 

 

 

 

 

 

올 들어 가장 추운 날

 

 

플라타너스 큰 잎도

곱게 구르고

 

 

향기로와라

 

 

장애인복지회관 지나

송도로타리

 

 

좋은 8번 버스

착한 8번 버스

 

 

나를 싣고 가네

 

 

히말라야시다는 바람에

어떻게 저렇게 떨 수 있을까

 

 

 

아스팔트는 온통

나뭇잎의 運河로 출렁이고

 

 

그리운 내 8번 버스......

중얼거리기도 전에

 

 

나는 어느새 집이고

8번 버스 종점

 

 

종점에서 종점으로

 

 

괜히 중학교 때 배운 노래

 

 

 아침 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

 고기잡이 배들은 노래를 싣고

 희망에 찬 아침 바다 노저어 가요

 희망에 찬 아침 바다 노저어 가요

 

 

노래 부르며 걷는

 

 

인하대 앞길의

송내역의

 

 

나를 싣고

 

 

가네

 

 

내 가슴에서 내 뼈에서

文選公처럼 한 자 한 자

活子를 뽑아

 

 

내 가슴에, 내 뼈에

가지런히 박아놓는

 

 

올 들어 가장 추운 날

플라타너스 큰 잎에 덮힌

 

 

내 착한 8번 버스는.

 

 

 

 

 

* 화창 / 세계사, 2008.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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