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나리처럼
은밀하게 불거진
이 여름이 다 가기 전에
그 미친 열매를 떨구지 마
너는 까마귀밥여름나무
사막 속 호숫가 사원
어린 수도승의 눈빛을 훔친
능욕의 붉은 열매
나의 관능은 덩굴성으로
비단구렁이를 몸에 감은 아즈텍의 여신
너를 타고 휘감아
숨조차 쉴 수 없게 조일 거야
어르고
휘몰아쳐
농밀한 표류의 끝
태양 폭풍의 심연을 향해
몸을 날리다
툭
피 흘리는
* 검은 표범 여인,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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