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낀 날, 숲에는 아직 눈,
민둥 숲에서는 지빠귀가 노래한다
봄의 숨결이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다
흥으로 부풀어 올라, 고통으로 무거워져.
그렇게 말없이, 조그맣게 풀밭에 돋았네
크로커스 무리, 제비꽃 둥지
수줍은 향기 내며 무언가를 알고 있다
죽음의 향기 내며, 축제의 향기 내며.
나무의 봉우리들 눈물고 눈먼 채 맺혀 있고
하늘은 참 두렵고 가깝게 걸려 있네
모든 뜰이, 모든 언덕이
겟세마네이고 골고다이다.
* 헤르만 헤세 대표 시선 / 전영애 엮음, 민음사, 2007.
'詩다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벙글어지는 틈 [박설희] (0) | 2008.07.07 |
---|---|
이불솜 틀어드립니다 [성기완] (0) | 2008.07.05 |
마지막 유리알 유희자 [헤르만 헤세] (0) | 2008.07.04 |
유리알 유희 [헤르만 헤세] (0) | 2008.07.04 |
자작나무 [헤르만 헤세] (0) | 2008.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