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수난 금요일 [헤르만 헤세]

초록여신 2008. 7. 4. 22:51

 

 

 

 

 

 

 

 

 

 

 

구름 낀 날, 숲에는 아직 눈,

민둥 숲에서는 지빠귀가 노래한다

봄의 숨결이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다

흥으로 부풀어 올라, 고통으로 무거워져.

 

 

그렇게 말없이, 조그맣게 풀밭에 돋았네

크로커스 무리, 제비꽃 둥지

수줍은 향기 내며 무언가를 알고 있다

죽음의 향기 내며, 축제의 향기 내며.

 

 

나무의 봉우리들 눈물고 눈먼 채 맺혀 있고

하늘은 참 두렵고 가깝게 걸려 있네

모든 뜰이, 모든 언덕이

겟세마네이고 골고다이다.

 

 

 

 

* 헤르만 헤세 대표 시선 / 전영애 엮음, 민음사,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