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우연히 만든 컴퓨터
인간의 목소리를 추방한 마왕의 제국
제발 나를 좀 꺼내 줘
가족들과 배나무동산으로
봄소풍 가고 싶어.
* 청산우체국 소인이 찍힌 편지, 천년의시작.
.......
내 노트북에 적이 침범했다.
바이러스라는 녀석들이 떼거지로,
그래서 내 노트북 센스마을에 살던 사진이랑 글들은 저 멀리로 도망갔다.
대청소 하자고 하자고 졸라도 무시해 버린 나를 두고서,
잠자는 백신부대를 깨우라고 소리 질렀다
난 귀를 막아버렸다.
그랬더니만
자기들끼리만 떠나갔다.
봄소풍 꽃구경 시켜주려 했건만,
내 마음도 모른 채
이별이라는 흔적도 남겨두지 않고서
37,000원이라는 운임비를 지불하고
인터넷공화국으로 떠밀려 갔다.
내 추억의 기억들도 무더기로 싣고 갔다.
기억들 줄래줄래 따라갔다.
어쩌랴, 어쩌랴...
다시는 그 바이러스 녀석들에게 당하지 않으리라.
백신 공격부대를 만들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고야 말았네.
못 꺼내 줘서 미안하다고 후회하고 있네.
(초록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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