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위그르 여인이라면
지금쯤 베틀에 앉아 카페트를 짜고 있겠지
누에고치를 고르며 흥얼거리겠지
이 명주실을 팔아 샌들을 사야겠네
챙 넓고 날개 달린 모자도 사야겠네
애인은 수레를 몰고 모래처럼 가벼운 내 마음은
수레보다 먼저 장터에 도착하네
내가 위그르 여인이라면
사막의 왕자 저 미라
바람 새는 그의 뼈에 내 붉은 살 끼우고
타클라마칸 그 뜨거운 가슴으로 달려가겠네
오, 장터에 엎드린 저 무수한 예배의 등짝들
표충사 대광전 겹겹의 묵은 기왓장 같은,
만어서 미륵전 앞에 엉겨 쓰러진 바위들 같은,
* 수레 발자국, 천년의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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