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키운 절망의 선이여
다시 한 번 나의 탄탄대로를 가로막아 주지 않으련
나의 출세 가도를
나의 급성장을
나의 융성한 식탁을
면상도 한 번 걷어차 주지 않으련
씩씩한 아침을
이 뻔뻔스런
하늘을 찌를 듯한 무례를
한꺼번에 한꺼번에 부도내 주지 않으련
(그렇게 너를 깔아뭉개고 싶을 때가 있었던)
기어이 내가 넘어서고 만 갈망의 선이여
우리 다시 한번 팽팽히 쏘아보지 않으련
적개심으로 적개심으로만 오로지
술주정에 터벅터벅 가는 길 까뭉개 주지 않으련
번들거리는 이마를
희희낙락한 오후를
무료한 무료한
곧 회수될 것 같은 이 꿈같은 행복을
불쑥 좀 가로막아 주지 않으련.
* 야성은 빛나다,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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