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자 리 [조용미]

초록여신 2008. 1. 14. 05:58

 

 

 

 

 

 

 

 

 

 

 

 

무엇이 있다가

사라진 자리는 적막이 가득하다

 

 

절이 있던 터

연못이 있던 자리

사람이 앉아 있던 자리

꽃이 머물다 간 자리

 

 

고요함의 현현,

무엇이 있다 사라진 자리는

바라볼 수 없는 고요로

바글거린다

 

 

 

 

 

* 일만 마리 물고기가 山을 날아오르다, 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