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밤바람이 별들을 데리고 간다
국화잎 베개를 베고 누우면
깊이 잠들 수 있을까
아침부터 한낮까지 쓰러져 자고 일어나
커튼을 걷어낼 때의 쓰라림을
수국차를 달여 마시면
맛보지 않을 수 있을까
자동응답기를 틀어놓고 듣는 목소리들,
굳은 설탕 같은 날들은
쓰라려 내 詩 안으로 아무도 들어오려 하지 않고
말이 간단하면 도에 가깝다는데
아무도 길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2
나무마다 꽃 필 때 나비 오다가
지는 꽃 뜰에 가득 나비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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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조(1593~1661) 『허백당집』에서 인용.
* 일만 마리 물고기가 山을 날아오르다,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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