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둥근 길 [정일근]

초록여신 2007. 12. 30. 16:22

 

 

 

 

 

 

 

 

 

 

 

나무는 자신의 몸속에 둥근 시간 숨기고 산다

나이테가 둥근 것은 시간이 둥글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시간이 둥근 것은 우리 사는 세상이 둥글기 때문이다

사람의 시간이란 직선의 속도는 아니다

둥글게 둥글게 돌아가는 둥근 시간이 사람의 시간이다

둥글게 걷다 보면 당신은 어디선가 나무의 시간과 만날 것이다

하늘이 사람의 엄지손가락에 나무의 나이테 같은

사람이 걸어갈 둥근 길을 숨겨 놓은 것처럼

 

 

 

 

 

 

* 좋은생각 2008년 1월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