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같은 애들 울고 있는
얼음창고 뒤편.
쏟아지는 얼음파편이
눈동자처럼 굴러내려
사방으로 깨져 흩어지고
고기가 반쯤 뜯어먹은 채
일본에서 떠올랐다는 어부는
기름 흘리며 가라앉는
낡은 갑판에
막내딸의 이름을 새겼더란다
어느 골목을 빠져나가도
바다는 있고
또 바다는 없고
까만 개구리 같은 아이들은
부모 잘못 만난 아이들은
그게 다 그놈의 정 때문인지
알지 못한 채
한발 두발
자꾸만 바다로 걸어 들어가고
한 많은 청춘들 복수를 꿈꾸는
소금기 밴 발바닥 하나
씻지 못하는 바다
눈을 씻고 찾아도 살찐 사람 없는
심장 뛰는 게 눈에 보이는
그리운 사람 반짝이며 사라지는
파도보다
사람뼈가 더 많은 바다.
* 볼온한 검은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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