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세상의 모든 비탈* [황인숙]

초록여신 2007. 12. 20. 16:04

 

 

 

 

 

 

 

 

 

 

 

 

 

걷는 게 고역일 때

길이란

해치워야 할

'거리'일 뿐이다

사는 게 노역일 때 삶이

해치워야 할

'시간'일 뿐이듯

 

 

하필이면 비탈 동네

폐지를 모으는 할머니들

오늘 밤도 묵묵히

납작한 바퀴 위에

둥드러시 높다랗게 비탈을 싣고 나른다

비에 젖으면 몇 곱 무거워지는 그 비탈

가파른 비탈 아래

납작한 할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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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문화스페설 「세상의 모든 라면박스」에서 인용.

 

 

 

 

 

 

* 리스본行 야간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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