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다는 것은 목구멍이 쓰라린 일이다.
쓰라림을 참고, 목구멍에 굳은살 박이는 일이다.
새들은 날기 위해, 날 수 있는
적정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제 이빨을 모두 뽑아버린 자들이 아닐까.
새들은 시합을 앞둔 복서처럼
모래주머니를 달고 다닌다.
이빨 대신 먹이를 잘게 부수면서
채워놓아야 하는 모래주머니를 아주
몸속에 집어넣고 다닌다.
아무도 떼갈 수 없게끔, 실은
고비고비마다 흔들리는 자신을 더 경계하며,
우리는 더러 모래 씹듯 밥을 삼키지만
새들은 매 끼니마다 모래를 삼키고 있는 것이다.
* 호랑이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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