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을 흩다
그녀 웃자 그녀 쪽 유리잔이 떨렸다
그녀 고개 들자 내 잔 속 물이 떨었다
그녀와 나는 남남으로 남는다
낮 두 시 찻집 베트남
그녀와 나는 할 말이 없다
창밖 인조 대숲에선 빗발이 글썽거리고
그녀 낮은 콧등처럼
그녀 외로움도 저랬을까
그녀를 두고 간 옛 남자의 반지 자국이
그녀 짧은 손가락 마디를 기어 나와
바깥 창 빗방울 잠시 흩는다.
- 박태일, '풀나라'(263) 중에서
* 쨍한 사랑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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