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서 정 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_《서정주 시집》(범우사, 2002)
ᆢ
ᆢ
눈이 부시게 푸르르다.
그래서 더 눈부시게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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