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에는 별들이 산다
김 완
고흥군 외나로도 봉래면 상록수림
큰골이라 불리는 신금마을에 까마귀가 운다
가파른 산비탈 위의 무덤 한 기基
다음 생을 준비하는 흔적 여기저기 보인다
남아 있는 시간 빠르게 차오르는 밀물에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마는 세월
텅 빈 소리와 분노로 가득하다
금일면 동송항에서 제선 작업하는
초로의 사내 초행길 여행객에게
'무엇하러 왔냐'고 묻는 말꼬리가 사납다
먼저 핀 동백꽃이라고 아픈 사연 없겠는가
녹동항 식당에서 사라진 우리들의
은유와 상징은 누구에게 갔을까
섬에 가면 섬을 볼 수 없다는 말,
왜 그 말을 우리는 두려워하는가
섬의 뼛속까지 내려가 살면 되지
아침저녁 들고날 때의 풍경은 다른 법
피지 못한 꽃, 물에 잠긴 어린 영혼들
볼 수 없는 바닷속에는 어린 별들이 산다
*바닷속에는 별들이 산다(천년의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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