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김 미 령
기지개를 켜면 너는 사선으로 길어진다. 양방향으로 점점 늘어난다 무한히 늘어나 네가 모르는 어느 기슭에 닿으려는 듯이
갑자기 너는 가운데로 모여 촘촘해져 있다 교미 중인 개를 보고 돌아온 날처럼
왜 네가 나보다 더 놀란 표정을?
개의 눈빛은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돌아와 보니 네 옆에 또 네가 있고 또 네가 있고
오늘은 어느 귀퉁이로 쏠려 있었는지
묻지 않는 날들
*파도의 새로운 양상(민음사,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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