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염소가 반 뜯어먹고 내가 반 뜯어먹고[강영란]

초록여신 2017. 8. 5. 14:26

염소가 반 뜯어먹고 내가 반 뜯어먹고

 강 영 란









동지나물 몇 포기

그 맛은 또 어찌 알고

염소 두 마리가

깨끗이도 먹었다


꽃망울에 눈길 닿던 버릇이

푸릇해서 좋았는데

참 좋은 일 하나를 가져가 버렸다


염소 두 마리 다문다문 걸어온다

놀란 내가 먼저 가져와 버렸다


그대를 바라보는

이 푸릇한 버릇



*염소가 반 뜯어먹고 내가 반 뜯어먹고(문학의전당,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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