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메라증후군 채 수 옥 우리 그러지 말고 차 한잔할까? 기형으로 붙어버린 생각들을 매만진다 한 이불 속에서 일상의 뇌를 나눠 쓰고 우리는 다르게 성장하고 서로의 혈관 속으로 델피니움 꽃잎을 한껏 주사하는 것으로 하루를 견딘다 절반의 타협 후, 둥글어지는 보름달은 반쪽을 삼키고 부풀어 오른 남은 자의 거룩한 배 마주보고 앉아 야윈 식탁을 뜯어먹는 우리는 솜뭉치 같은 서로를 울컥울컥 토해놓는다 머그잔 속으로 떨어지는 내 눈알과 뭉개고 싶은 내 혓바닥을 천천히 저으며 굶주린 배를 긁어대는 저녁 나는 외워지지 않는 나를 복습하고 너는 이해되지 않는 너를 받아 적고 지우는 이상한 커피타임 *비대칭의 오후 / 시인동네, 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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