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해피 뉴 이어! [황인숙]

초록여신 2016. 12. 30. 13:54



해피 뉴 이어!

 황 인 숙







새해 첫 해를 보러

동쪽 바닷가에 갔었죠

모래밭 여기저기

혼자서 둘이서 여럿이서

모르는 사람들이 서 있었죠

주머니에 손을 넣고

바람에 목도리와 머리카락 날리면서

두근두근

해를 기다렸죠

기다리지 않아도 해는 뜨겠지만

우리는 기다렸죠

푸른 파도

검은 솔숲

흰 모래알들

무대는 그대로지만

두근두근 눈빛들, 갈채와 환호 소리

해피! 뉴! 이어!!

아무리 태무심한 해님이라도

쬐끔은 놀라고 떨렸을 거예요


*못다 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문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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