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비 내린 뒤, 잠깐
김 정 란
비 내린 뒤
길에 나갔다
가로수 잎사귀들
흔들리며 물을 떨구는아래
한참 서 있었다
오래 기도하듯이
어린 왕들의 날개 깃털이
하늘 위로 휙 지나갔다
냄새까지 훅 끼쳤다
잠깐
나는 희망을 되찾는다
나무 잎사귀 아래 서서
잘 벼린 칼을
마음 위에 가볍게 얹어 놓았다
일단은
*꽃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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