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 영원히
전 동 균
이제는 말해다오, 하늘로 몸을 감는 덩굴잎들아
파로호의 찌불들아
울어도 울어도 캄캄한 이 밤을
이 밤의 장막 너머
잘린 말 대가리들이 쏟아지는 허공의 또다른 밤을
한때 여기에도 사람이 살았어, 단검처럼
옆구리를 찌르는 물결들, 숨 내뱉는 순간
얼어붙는 바람을 삼키는
바람의 입들, 끝내
울지 않는 새들아, 말해다오, 이 밤의 장막 너머
잘린 말 대가리들을 싣고
트럭이 질주하는
사막, 안개바다, 처녀의 피,
그곳의 오직 하나인 밤을
물고기들이 강의 고통을 기억하듯, 우리가
우리의 죄를 껴언아야 하는
재의 수요일이 오기 전에, 내 얼굴을 찢고
기린의 혓바닥이 튀어나오기 전에
*우리처럼 낯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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