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환전소
안 현 미
그 이야기에 따르면 그 꿈의 환전소는 도서관 가는 길에 있다고 한다 그곳에는 도깨비방망이를 잃어버린 이상하고 어이없는 도깨비들이 죽은 나무나 들여다보면서 일년 내내 주문만 외우고 있다고 한다 시 나와라 뚝딱! 씨 나와라 뚝딱! 이상하고 어이없이 아름다운 그 환전소에는 슬픈 것들이 그리운 것들로 옮겨가 앉을 만큼 오랜 시간이 지나가도 아무 일도 일어나선 안되는 듯 절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이상하고 어이없는 도깨비들은 계속 이상하고 어이없이 아름다운 나라에서 뚝딱뚝딱하면 시가 나오고……
그 이야기의 또다른 판본에 따르면 그 꿈의 환전소는 악마와 천사의 거리만큼 떨어진 곳에 있다고 한다 그 옆에는 한그루 거대한 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는 자신의 그림자를 일년 내내 들여다보면서 09시부터 18시까지 매일매일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고 한다 지겹지도 흥겹지도 않은 나라에서 이상한 것은 그 나무 그림자에선 일년 내내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이 도깨비처럼 나타나 일년 내내 일요일을 환전해주고……
*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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