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새 획을 그으며
정 끝 별
장폐색의 길에서 새 난다
나아갈 수도 돌아올 수도
없는 길에서 새가 난다
막힌 길 끝에서 날개를 턴다
두 홉들이 빈 소주병으로 채운
한평생의 푸른 하늘을 떠메고
취생몽사 학수고대의 끈들 죄다 끊고
난닝구 바람의 구름 너머로 새 되어 난다
일생을 구부정히 꺾여 있던 당신의 뒷목
날갯죽지 돋우고 정수리 쭉 내민 채
새가 되어 난다 이제야
육탈한 정강이뼈처럼 서 있는
홍천(洪川) 어디쯤의
자작나무 너머로 새 획을 그으며 난다
새소리가 희다
*은는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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