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무방향 버스
류 인 서
이 길은 무방향, '없음의 방향' 하나를 더 가진 길이라 하네
종점에서 종점으로 맴 맴, 같은 곳 같은 시각에 묶여 사는 길들의 길
차창이 기억하는 풍경과 후사경이 기억하는 풍경이 다른 길
저만 아는 노선들을 외상 장부처럼 품고 돌보지 않은 언덕 넘고픈, 달달한 악몽의 향기 가득한 길
당신도 나도 아직 가보지 않은 방향이어서 하마터면 방황하는 근원이라 부를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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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중혁의 수설 「무방향 버스」에서 빌림.
* 신호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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