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틈 [이규리]

초록여신 2012. 2. 17. 02:15

 

이 규 리

 

 

 

 

 

 

 

 

겨울, 아프지 말아요

뼈와 뼈 사이 현이 매어져 있어

퉁기면 어제의 내용이 튀어나와요

찬바람 속 빨랫줄과 겨울나무, 전선에서도

땅!

전자기타 소리가 나네요

욕망까지도 소리가 되는,

앙상한 몸들이 서로 닿으려

현을 만들었을까요

 

 

겨울이 차고 맑아지기 위해

수분을 반납했다면

내 자리도 그 쪽이에요

틈을 지닌 몸,

미파와 시도 사이 반음처럼

고요히 결핍에 든

겨울,

그리고 音

 

 

 

 

* 앤디 워홀의 생각, 세계사(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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