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자전거 타고 노래 부르기 [고운기]

초록여신 2011. 9. 5. 12:18

 

 

 

 

 

 

 

 

 

 

흙 묻은 자갈이 낮잠 자는 옛길

새로 만든 도시의 사람 드문 골목길

강둑 기슭에는 꽃을 내려놓고 푸르게 움돋는 개나리 잎

뺏길 뻔하다 겨우 살아남은 언덕길

 

 

나는 자랑같이 자전거를 타고

머리카락 좀 흩날리면서

 

 

돌아오지 않을 강물과 인사도 나누다가

 

 

거슬러 거슬러

입에서 터지는 대로

거슬러 거슬러 가슴에 담은 정이

묵은 대나무처럼 솟구치도록.

 

 

 

* 자전거 타고 노래 부르기 / 랜덤하우스, 2008. 7. 30.

 

 

'詩다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녹색의 배경 [고운기]  (0) 2011.09.08
나의 매화초옥도 [조용미]  (0) 2011.09.08
불행한 반응 [유희경]  (0) 2011.08.27
굿모닝마트 [도종환]  (0) 2011.08.27
나의 친애하는 단어들에게 [심보선]  (0) 2011.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