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두세 시 무렵
골목을 지나가는 말들 중 간신히
나의 창 쪽으로 고개 돌리는
그런 말 있습니다
이 시간의 목소리는 대개
혀가 꼬여 있기 마련인데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다가와
끝내 머리를 치는
그 말은 아주 흔한 것들입니다
가벼운 내 입술을 거쳐
사라졌던 것이기도 해서
언젠가 지나가며 내뱉은 말
너와의 인연은 여기까지,
이런 말도 찾아오겠구나 싶어
급하게 창문을 닫는 것인데
아니다 다를까, 후드득
유리 두드리는 오래된 말들
오늘도 편히 자긴 글렀습니다
* 눈의 심장을 받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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