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 물 속에 던져진 게가 있다
땡볕 속에서 일생을 보낸 어머니가 있다
게거품도 더는 부글거리지 않으면
한숨 소리도 더 이상 내지 못하면
집게발에 삶과 죽음은 질리고 만다
손바닥 위에서 희망은 절망으로 뒤집힌다
마디마디 매운 국물이 스며든다
뼈마디 구멍이 점점 넓어진다
등딱지가 밥그릇으로 변하는 순가
등가죽이 검게 죽어버리는 순간
게딱지 밥을 비벼 맛나게 퍼먹는다
나는 삭은 등골을 열심히 빼먹는다
* 눈의 심장을 받았네
'詩다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나가는 말 [길상호] (0) | 2010.12.30 |
---|---|
그릇 속에서 울다 [길상호] (0) | 2010.12.30 |
불온, 달콤하고 말랑말랑한 [김은숙] (0) | 2010.12.21 |
나도야 물들어간다 [박남준] (0) | 2010.12.21 |
누가 사는 것일까 [김경미] (0) | 2010.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