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검포도 여자 [김원경]

초록여신 2010. 10. 8. 11:08

 

 

 

 

 

 

 

 

 

 

 

나는 빗물 젖은 공중의 입술

타악기 같은 태양의 음계를 삼키고

팔랑거리는 입 속에서 열리는 밀어떼,

 

 

쪼그리고 있던 영혼이

서랍 속에서 좀약처럼 풀어지면

당신에게 보낸 계절은 시들어 떨어지고

사진들은 입을 막고 울고 있다

 

 

나는 태양을 삼켜버린 검포도

지금은 먼 길이 되어버린

당신의 흔들리는 통점

 

 

 

* 풀잎은 공중에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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