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플라타너스 단추 [정복여]

초록여신 2010. 9. 21. 09:14

 

 

 

 

 

 

 

 

 

 

나무는 애지중지하던 외투가 낡자 낡은 부분만 잘라내고 재킷으로 고쳐 입는다 재킷도 구멍이 나자 이번에는 조끼로 다시 또 목도리로 이때쯤 툭 불거져 보이는 단추가 땅에 떨어지고 손수건에 이르러 단추는 아주 멀리,

 

 

 (플라의 그 큼직한 오버코트는?)

 

 

 단추는 한 그루의 외투

 외투의 완성 외투의 열매

 팔과 다리의 가지를

 착착 접어 넣은 옷장

 데굴데굴 흙을 붙들고

 구르다 다시 올 봄을 붙들고

 여기 새 외투 있어요

 나 그대로 있어요

 

 

 (사실을 증명해내겠다고?)

 

 

  이야기는 다시 땅속으로 이어진다

 

 

* 체크무늬 남자, 창비(2010.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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