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도 그 신분이 있더군,
반송시킬 서류 뭉치 혹은 왕의
남자의 남자쯤 되는 것처럼
홀대하던 주인께서
어느 날
버려져서 더욱 향기로운 한란 향을
손바닥으로 쓸어 담으며
저런! 너는 꽃이 아니라 바로
그 사람이었구나! 네 작은 몸집으로
사람 사는 곳의 옆구리의 추위와
막막함을 네 피 뽑아
수혈해주며 근심 덜어주는
일로 연명했구나!
향기란
세속의 계산을 뛰어넘는 순간에
터져 나오는 울음이니
공짜로는
더 이상 네 피 받을 수 없지
말 걸어왔으면 훗날 지극한
장례라도 치러줬으면
* 빛의 사서함, 문학과 지성사
'詩다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7월의 강 [유 하] (0) | 2010.07.04 |
---|---|
기억한다 [유수연] (0) | 2010.07.02 |
물길 [이정록] (0) | 2010.07.02 |
보리앵두 먹는 법 [이정록] (0) | 2010.07.01 |
빛의 사서함 [박라연] (0) | 2010.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