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선물들의 희망 사항 [박라연]

초록여신 2010. 7. 2. 09:47

 

 

 

 

 

 

 

 

 

 

 

 

선물도 그 신분이 있더군,

반송시킬 서류 뭉치 혹은 왕의

남자의 남자쯤 되는 것처럼

홀대하던 주인께서

어느 날

버려져서 더욱 향기로운 한란 향을

손바닥으로 쓸어 담으며

 

 

저런! 너는 꽃이 아니라 바로

그 사람이었구나! 네 작은 몸집으로

사람 사는 곳의 옆구리의 추위와

막막함을 네 피 뽑아

수혈해주며 근심 덜어주는

일로 연명했구나!

 

 

향기란

세속의 계산을 뛰어넘는 순간에

터져 나오는 울음이니

공짜로는

더 이상 네 피 받을 수 없지

말 걸어왔으면 훗날 지극한

장례라도 치러줬으면

 

 

 

 

* 빛의 사서함, 문학과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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