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4월의 전쟁 [김중일]

초록여신 2010. 4. 6. 23:28

 

 

 

 

 

 

 

모두가 장지(葬地)로 떠난 빈집 앞

굴착기는 하루종일, 고대의 저탄(貯炭) 같은

아스팔트를 뚫고 있다

쉬지 않고 털털거리는,

낡은 헬리콥터,

천년 묵은 적설, 혹은 빙하처럼,

뭉게구름 한 대가

막 낮아진 하늘을 횡단하고 있다

4월의 정오

구름의 파란 옆문이 벌컥 열리고

일제히 노란 낙하산을 펴며

서서히 지상으로 투입되는

젖은 눈알들

텅 빈 마당 위로 완전무장한 채 내려앉는

붉은 눈알들

 

 

빛의 잔인한 병력(兵力)들

 

 

 

 

* 국경꽃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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