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가 앉으려 하고 있다
사람은 사람을 서로 아프게 하여
스스로 낫기도 하겠다는데
나는 한사코 혼자 앓겠다는 사람 옆에 있다
의자는 의자에 앉으려 애쓰고 있지만
꽃과 이 사람은
무엇을 애써 누르려 한 적도
살겠다다고 애쓰는 것도 본 적이 없다
어둠이 소금처럼 짠 밤에
병이란 것과
병이 아닌 것을 아는 시간이 뜨겁게 피었다
의자를 의자에 앉힐 수 없어
풀과 나무들과
공기들의 땀 냄새를
마시고 녹이는 사이
그 바깥은
죽을 것처럼 맞춰진 시간들이
다시 죽을 것처럼 어긋나고 있었다
까치야
소용없단다
이 밤에 아무리 울어도
기쁜 일은 네 소관이 아니란다
* 찬란 / 문학과 지성사,2010. 2.
……
봄비가 예쁘게 내리는 오늘,
검은 봉지를 들고서
누군가가 '똑똑똑' 노크할 것만 같습니다.
그 검은 봉지의 즐거움으로 자상한, 따뜻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상한 시간을 꿈꾸며, 초록여신)
'詩다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장에서 보낸 한 철 [김명기] (0) | 2010.02.25 |
---|---|
하늘 한 판이 허수이 [최승자] (0) | 2010.02.25 |
자미원 간다 [조용미] (0) | 2010.02.23 |
노자와 장자 사이에서 [최승자] (0) | 2010.02.19 |
시니컬을 말하는 당신에게 [김명기] (0) | 2010.0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