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때가 지나
식당 저 편이 환하다
밥 때가 지나
밥 때가 지나
속이 아린 말 아껴두고, 동그마니
딸아이와 아버지가 앉아 있다
식당에선 외식이라 여기겠지만
밥 위에 고기를 얹어주는
어린 딸을 보는 흐뭇한 눈, 흐뭇한 먼 눈
밥 때가 지나
밥 때가 지나
식당이 붐비지 않고 고요한 것은
거룩한 식사는 아껴두고, 몇 끼 아껴두고
눈 먼 조기 같은 아버지 눈
한 상 푸짐히 차려 놓으라
* 冬至, 천년의 시작(2009)
'詩다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뼛가루를 뿌리며 [공광규] (0) | 2010.01.06 |
---|---|
사과 [송찬호] (0) | 2010.01.06 |
말똥 한 덩이 [공광규] (0) | 2010.01.01 |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송찬호] (0) | 2010.01.01 |
얼룩에 대하여 [장석남] (0) | 2009.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