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부뚜막 [박철]

초록여신 2009. 11. 16. 00:09

 

 

 

 

 

 

 

 

 

 

 

 

추운 날

 

아궁이에서 볼 때는 엄마 모습 보기 좋았다

 

저녁 밥 짓는 겨울 석양 무렵

 

부엌 문턱에 앉아보다가

 

디딤돌에 섰다가

 

조금조금 다가가 부뚜막에 앉으면

 

얘야 연기 난다 맵다 매워 저리 가라 저리 가

 

눈물 찍어내며 엄마 손사래를 치면

 

나도 눈물이 피어

 

엄마 모습이 좋았다

 

 

 

 

* 불을 지펴야겠다

 

 

.......

지금도 강원도 두메산골의 고향집에서는 엄마가 가마솥에 장작으로 불을 지피곤 하신답니다.

요즘에는 아버지가 하실 것 같네요.

매캐한 눈물 연기 앞에서 뚝뚝뚝 눈물짓던 그때가 그래도 그립습니다.

뜨거운 부뚜막을 퐁당퐁당 건너뛰던 그때 그 시절이 그립기만 합니다.

(여전히 부뚜막을 위하여, 초록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