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가을, 담쟁이 [서동욱]

초록여신 2009. 11. 2. 04:31

 

 

 

 

 

 

 

 

 

 

갤러그처럼

우아한 궤도를 따라

천천히 스키를 타며

나부끼는 붉은 옷자락

 

 

가끔씩

목숨을 위협하는 느낌이

이 패망하는 군대처럼

가슴에 부딪치고

 

 

마지막 한 발자국 더

나가 보고 싶은

가장자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누가 누구를 쓰러뜨리고

사랑을 나눈 이불처럼

주차장의 선을 넘으며

순 핏자국이다

 

 

 

 

* 우주전쟁 중에 첫사랑 / 민음사, 2009.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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