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하면 먼 쪽 산허리부터 더듬어 오는 것이 좋다
이 건널목 신호등은 아무것도 지켜주지 않는다
길게 혀를 빼문 칸나가 철길을 따라 줄지어 서 있다
혓바닥에서 혓바닥으로 사뿐히 건너가는 나비 떼ㅡ
새벽마다 외눈이지옥사촌나비를 한 움큼씩 뱉어내는 노인들
들숨과 날숨이 부딪칠 때마다 날개가 덜컹거린다
침목(枕木)에서 싹이 나려면 아직 멀었는데
목 맬 가지부터 찾는 것은 산림보호법에 걸릴까?
* 링 위의 돼지, 천년의 시작(200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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