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저 꽃이 불편하다 [박영근]

초록여신 2009. 8. 31. 07:36

 

 

 

 

 

 

 

 

 

 

모를 일이다 내 눈앞에 환하게 피어나는

저 꽃덩어리

바로 보지 못하고 고개 돌리는 거

불붙듯 피어나

속속잎까지 벌어지는 저것 앞에서 헐떡이다

몸뚱어리가 시체처럼 굳어지는 거

그거

밤새 술 마시며 너를 부르다

네가 오면 쌍소리에 발길질하는 거

비바람에 한꺼번에 떨어져 뒹구는 꽃떨기

그 빛바랜 입술에 침을 내뱉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내가 흐느끼는 거

 

 

내 끝내 혼자 살려는 이유

네 곁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 저 꽃이 불편하다, 창작과 비평사(2002)

 

 

.......

누군가가 내가 불편하다 한다

내가 그런 불편한 사람이였던가?

그것 또한 시각의 차이일까, 하다가도

그런 말 듣는 나는 더 불편하다

나 또한 네가 불편하다.

가끔 저 꽃이 불편하긴 하지만

그래도 잠시 넘 예뻐서 질투하는 것

그렇다면 난,

왜 불편한 것일까?

'Yes' 만이 강요되는 세상에서

 'No'해서 일까? 했다가

다양성이 인정되는 열린 사고를 갖기를 바랄 뿐,

더 불편해지는 이유는

이제 그 자리를 떠나야 할 때임을...

(불편하다는 나를, 초록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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