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한줌마저 다 털렸다
그래도 허허 웃는다
아니다 울고 있지 않은가
하늘을 긁어대다 닳아버린 손톱이다
그래도 한결같이 바람의 길을 가리키고 있다
움켜쥐고 있는 먹구름 한줌
나부끼고 나부끼고 나부껴서 가벼워진 몸에
오목눈이가 날아와 앉는다
온몸이 휘청, 한다
새가 날아간 뒤에도 오래 흔들린다
마른 깃컬로 이루어진 몸
갯벌에 뿌리내린 채 날고 있다
석양에 하염없이 부서지는 은빛 날개다
* 야생사과,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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