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도 보지 못한 돼지를
춘천 가는 도로 위에서 보았다
달리는 돈사豚舍,
돼지를 실은 트럭을 추월하려다
문득 지갑에 든 복권 두 장이 마음에 걸려
속도에 제동을 건다
평생 체중에 끌려 다니다
마침내 몸집을 버리러 가는 돼지들
과속에 익숙해진 도로 위에서
오줌을 갈기고 있다
말라붙은 꼬랑지를 흔들며
곧 서늘해질 목을 흔들며
웃는 연습을 하고 있는 돼지여
너의 웃는 얼굴로
행여 누군가 대박을 꿈꾸더라도
마지막에 웃는 돼지여
너의 얼굴이
너의 유일한 무기였으니
너는 영원히 미소로 남게 됐으니
* 너라는 벼락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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