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내 개 [오양심]

초록여신 2009. 7. 26. 22:04

 

 

 

 

 

 

 

 

 

 

 

어머니는 나를 '내 개'라고 불렀다

 

 

내 강아지로는 성이 안 차신다고

'내 개'라고 부르며 나를 눈에 넣고 다니셨다

사람이 사람답지 못한 일을 할 때

흔히 사람을 개라고 부르는데

어머니는 사랑의 이름으로

나를 '내 개'라고 불렀다

개는 사랑을 주면

주는 것만큼 갚을 줄 알고

주인을 위해 목숨을 바치기도 하는데

나는

어머니의 숨가쁜 사랑을 받고도

아무것도 드린 것이 없다

어머니가 세상을 뜨신 후에야

'내 개'가 얼마나 이쁜 이름인지

얼마나 큰 사랑이었는지

비로소 귀가 열렸다

 

 

 

* 뻔득재 더굿

 

 

.......

' 내 개', '내 강아지' , '내 새끼'

모두 사랑의 표현이다.

이쁨 받은 만큼 조금이라도 되돌려주었으면 좋겠다.

그러지 못해 늘

미안함이 앞선다.

(큰 사랑 앞에서, 초록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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