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시인 70인

궁극의 애정신scene

초록여신 2009. 4. 27. 23:33

 

 

 

 

 

 

 

 

복도에는 표정 없는 흰 전등이 매달려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치웠고 구도를 다시 짰다

 

 

연인들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내면연기를 펼쳐야 했다

발밑에 떨어진 압정처럼 어떻게든 힘을 주어서......

 

 

시간이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배우들은 끝내 우리가 원하는 옳은 방향을 찾아내지 못했다

잔인한 표정을 놓쳤고 밤과 낮 상처와 흉터

눈물과 콧물을 구분하지 못했으며

그것은 결국 어처구니없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복도에는 흰 전등이 다시 매달렸고

불빛 아래 드러나는 한심한 표정의 얼굴들

우리는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등줄기를 타고 질 질 질 진땀이 흐르는 새벽

 

 

꼬챙이로 심장을 쑤시는 아티스트가 필요한데......

 

 

 

 

* 현대문학 55주년 기념 연재(월,수,금 연재) / 한국대표시인 70인-시, 사랑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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