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
바람은 내게 말을 건넸다.
흔들리면서라도 살아내라고.
뿌리를 땅에 단단히 박은 채, 몸은 그저 맡기라고.
바람 불지 않는 삶은 없다고.
있다 해도 그건 산 사람의
삶이 아니라고.
- 서명숙의《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걷기 여행》중에서 -
* 바람 불지 않는 삶은 없습니다.
바람이 불면 풀잎도 나무도 흔들립니다.
그러나 하늘을 나는 연은 더 높이 치솟아 오르고
돛이 달린 배는 망망대해를 더 잘 달립니다.
어찌 삶에 바람이 불지 않겠습니까?
살아있다는 증거 아닙니까?
더 높이 오르세요.
* 고도원의 아침편지.
......
바람님!
알겠습니다.
흔들리면서 살아보겠습니다.
바람님처럼요.
마음만 단단히 붙들어매고요.
몸은 그저 바람님께 의지해보겠습니다.
흔들흔들, 흔들린다는 것 또한 살아있음의 증거겠지요.
(바람 부는 날에, 초록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