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박힌다
사랑은
노예처럼
코로 쉬는 숨을 잊어버리고
손가락 발가락으로 숨쉰다
손바닥으로 발뒤꿈치로 숨쉰다
뒤통수로 보고
등으로 만진다
머리카락으로 듣고
발바닥으로 말한다
입이 걷고 눈이 뛴다
귀는 달린다
그럴 때 정강이가 숨을 들이쉬고
팔뚝이 숨을 내뱉는다
처박힌 사랑은
노예처럼
불타는 심장을 이고 지고 메고
부둥켜안고
온 동네방네를 태우는 말도 안 되는
검둥이 검둥이 살껍질에는
검은 기름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사랑은
검둥이 노래
모욕처럼 짚풀더미에 처박힌다
* 현대문학 55주년 기념 연재 (월, 수, 금 연재) / 한국대표시인 70인 - 시, 사랑에 빠지다
2009. 0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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