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추파, 춥스 [정끝별]

초록여신 2008. 12. 16. 04:22

 

 

 

 

 

 

 

 

 

 

흘러내리는 네 눈의 윙크

흘러내리는 네 어깨의 머리카락

가을 강물을 흔드는 바람아 끈적끈적하잖니

 

 

흘러드는 내 귀의 노래

흘러드는 내 손가락 사이의 설탕물

끈적끈적 채웠으니 시절아, 따라갈까 불어갈까

 

 

저 입이 움켜쥔 군침

밀크와 딸기가 섞인 백 개의 강이 흐르고

채워지지 않는 입은 저 둥근 허공을 쪽쪽 빨고 있는데

 

 

화공(畵工)은 어딜 갔다니,

달콤한 혀로 천 개의 침을 찍어

노는 물결 위에 한 생을 그리고 그려야 하는데

 

 

오, 살랑대는 추파(秋波)

춥스! 이제 곧 앙상한 겨울 막대만 남을 텐데

가까스로 가을인데

 

 

 

 

* 와락, 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