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밤의 도시, 가짜의 참 세상 [유안진]

초록여신 2008. 12. 16. 04:17

 

 

 

 

 

 

 

 

가로등이 켜졌다

마침내 몽환적 세상이 왔다

눈의 착각 귀의 착각 코와 혀의 착각들

초고속으로 진화되어

몽롱하다 어지럽다 메스껍다

옆집과 앞뒷집의 불빛도 서로가 덤이 되어

감쪽같이 변신한다

가짜만의 눈부심이 더 황홀하다

 

 

대낮도 한밤중 같은 지금 여기는

서로의 덤이 될 수 있는

그늘이든 그림자이든 어둠이 필요하지

나와 네가 가짜라서 더욱 그렇지

어둠만이 오감을 칠감 구감으로 부풀려주니까

한 낮의 흐린 별에 널어 말린 그늘을 꺼내 입고

잠도 없고 꿈도 없는 어디를 찾아다니면

가짜의 참 세상은

꿈이 아니라 꿈 같아서 더 좋다.

 

 

 

 

* 거짓말로 참말하기, 천년의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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