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늘 용서가 된다. 설령 수만 년 동안 고쳐지지 않은 악습이 날 따라잡고,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잔인했던 내력이 반짝이며 돌아오더라도.
강가에서 뼈들의 과거를 읽는다. 한때는 사랑이나 환멸이었을 그 뼈들이 이렇게 또 반짝이며 부서진다. 나의 뼈는 고개를 넘고 물살을 헤치고 어디쯤 나아갈까. 쓸쓸할 테지. 아무 기억도 남지 않았을 테고.
저 잔인하게 벌어진 땅의 틈새로 어이없이 처박힌 뼈들의 과거.
*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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