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 속
기다림을 누른 힘으로
어둠을 유리처럼 산산조각 내며
좌절이란 세상 좌절 폭파시키고 싶었지 너는
청람빛 바탕 하늘에
아라베스크, 빛의 장미창을 달고 싶었지
순간이 펼쳐내는 무한을 각인하고 싶었지
불의 꼬리 내리며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황홀
무너진 자의 피시식 결린 어깨를 보며
불꽃으로 소진 못한
불발로 끝난 사랑
남은 심지 검은 네 꿈 조각들
바람이 울음을 짚어내었지
오래 품은 한 어리석음이
쓸쓸함을 쏘아올릴 때
너를 생심지로 삼은 거였네
내 눈을 따라오며 들여다보는,
환해지는 네 상처 안쪽에
다 부어내지 못한 생이 붉디붉어
* 콩에서 콩나물까지의 거리, 랜덤하우스.
'詩다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송찬호] ㅡ 2008 제8회 미당문학상 수상작 (0) | 2008.10.18 |
---|---|
사랑의 (무거운) 신호 [이병률] (0) | 2008.10.16 |
책상 [이기철] (0) | 2008.10.16 |
언덕 위의 집 [정희성] (0) | 2008.10.16 |
고요에 헹구지 않으면 [백무산] (0) | 2008.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