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사 랑 [이선영]

초록여신 2008. 9. 16. 18:46

 

 

 

 

 

 

 

 

 

 

 내 맨살의 육체를 당신이 고스란히 안아주었을 때 비로소 나는 이 세상의 품에 안겼다 내 육체가 당신에게 안착함으로써 당신을 있게 한 이 세상에 내가 안착한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도 다른 육체와 그 육체가 가져올 다른 인생을 내 육체와 바꿀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괴로워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나를 안아준 당신의 육체도 버리고 싶어지는 것이다

 

 

 

 

* 글자 속에 나를 구겨넣는다, 문학과지성사(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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